2010년 12월 20일
알아두면 좋은 글: 인식이 낮은 일본의 여성인권, 제도가 망한 우리나라의 여성인권
※혐오 주의.
남자 연예인이 팬티만 입고 인기 여자 아이돌 그룹들에게 엉덩이를 얼굴 바싹 들이대는 영상입니다.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재생하지 마세요.
이 프로는 공중파 방송입니다.
그리고 저 아이돌 그룹은 현재 우리나라의 카라와 소녀시대 급으로 인기있는 탑 아이돌 그룹입니다.
이 영상을 보신 분들 대부분은 분명 '일본 미친 거 아냐?' 라는 생각을 많이 가지실 겁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이런 더러운 프로가 일본에서는 비일비재하다는 겁니다.
요즘 연예계는 브아걸이 일본 모 프로에 나가서 춤을 추다가 남자 패널이 브아걸 머리 바로 위해서 성행위 비슷한 포즈를 취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또 그 프로 패널들의 반응이 '이정도는 매번 하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게 문제였죠.
전에 보아도 일본 모 프로에 나갔다가 종이 접힌 걸로 머리를 맞아 논란이 되었다가
결국 '한국인에게는 머리를 때리지 않겠다'는 걸로 결론이 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미친 짓', 굉장히 충격적인 짓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입니다.
일본의 여성권리는 상상 이상으로 낮습니다.
심야케이블도 아닌 공중파, 그것도 아침방송(아침마당 같은 분위기의 생방송)에서
여성 패널에게 사전 양해 없이 슴가골을 위쪽에서 클로즈업하여 화면 가득 촬영하고서는
여자가 당황하자 그걸 보고 엠씨랑 다른 패널들이 박장대소 하면서 방송을 화기애애하게 시작하는 일이 수두룩합니다.
세계가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면서 여성의 인권신장이 많이 오르는 추세인데 왜 일본은 여성인권 의식이 저러느냐?
여기에는 안타까운 역사의 일면이 있습니다.
1980년대 적군파 테러 사건이 터졌는데 이것으로 인해 일본 내에서 좌파 몰아내기 분위기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그 때 페미니즘 운동도 같이 사라진거죠. 페미니즘 운동은 기본적으로 좌파의 성향을 가지죠.
그 이후로 일본의 여성들은 자신들의 인권을 박탈당하게 됩니다.
남편이 오마에(너)라고 소리쳐도 아내는 아나타(당신)라고 부르며 굽신대야하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죠.
일본 직장여성들의 경우 본인들이 결혼퇴직 후 전업주부로 남는 걸 축복으로 생각하는 관례도 있고
반대로 결혼하지 않고 회사에 줄창 남아서 일만하는 여자를 실패한 퇴물 취급하는 분위기도 장난아니라고 합니다.
일본의 유명인 각트가 인터뷰에서 여자가 남자말투를 쓰면 어떻게 해버리고 싶다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고 한 사례가 있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일본의 남성이 대다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한국은 OECD가입국 여성인권 순위에서 일본보다 매우 낮게 나옵니다.
어디서 이런 수치가 매겨지는 걸까요?
일단 일본은 제도가 잘되어있습니다.
여성들 인식이 아직 한국만 못해서 그렇지 그 제도를 이용하려고 맘만 먹으면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이용하기 쉽고 정비도 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진출해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들의 권리 보장문제라던가, 정계쪽에서 활동하고있는 여성 숫자 같은 고용쪽 점수를 엄청 많이 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런 제도가 매우 열악한 상황입니다.
계속 일하기 원하는데 해고되는 여성도 많고, 애 낳고 해고되는 게 일상다반사라죠. 육아휴직보장 이런 건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사회활동하기 전에 대학생까지의 성평등 지수는 엄청 상위권인 거 아십니까?
정말 이중적입니다. 공부는 많이 하고 인재는 많고, 대학 내에서는 오히려 잘 나가는데 막상 사회를 나가면 개취급당하는 겁니다.
그리고 성폭력의 경우 성폭력 가해자가 일본은 인구 10만명당 1.1명인데 비해서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11명 정도로, 미국이 10만명당 6명, 독일 3명인것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습니다.
그리고 성매매가 엄청 활성화 되어있어서 일본이 성매매종사자로 추정되는 여성수가 우리나라의 30%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일본의 인구가 우리나라에 비해 상당히 많은 걸 생각하면(일본 총 인구 1억 2천 정도)정말 말도 아니게 부끄러운 거죠.
한국의 여성인권은 제도화, 수치화 된 모든 면에서는 거의 다 일본에 비해 훨씬 망해있습니다.
특히 고용이나 성매매나 성폭력쪽은 진짜 할 말 없으니 중요한 모든 분야에서 망한 셈이죠.
이건 아십니까?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규모가 12조원인데 성매매시장규모는 24조원으로 농수산축산어업을 모두 합친것 보다 시장규모가 큽니다.
성매매로 24조원,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는 수치입니다.
여성들의 인권의식은 어느 정도 있는데 제도가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는 게 한국 여성인권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런 현실이 남성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일본 쪽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영상의 아이돌 그룹들만 해도 성적인 수치심이 있음에도 참는 기색이 역력한 게 보이시죠?
자신의 권리가 말살당하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단지 '왜 나한테 이래요?' 라고 말하면 '너 뭐냐? 되게 유난 떤다?' 라고 까이는 게 일본 분위기니까 일단 여자쪽이 참는 겁니다.
결혼하고서도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적으로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남편은 아내를 툭하면 무시하며 지내죠.
그걸 일평생 참았다가 남편 명퇴당하면 낯색 하나 안 변하고 그간 써놨던 일기장 들고 법원가서 황혼이혼을 합니다.
그리고 위자료 뺏기고 황혼이혼 당한 남자들은 혼자 남아서 아무 것도 못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황혼이혼 추세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또 이러한 사회 분위기는 남성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가야만 한다 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남성성'을 유지하라며 거대한 압력을 넣게 됩니다.
약한 감정을 표현하지 않아야 하고, 강하고, 독립적이며, 위협적이고, 유능하면서 동시에 모든 책임을 떠맡아라.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불가능한 일인데 그런 걸 요구받고 있는거죠.
미국에서 점차 늘어가는 대형 총기 난사사건들, 이런 일들이 일어나면 언론들은 그 탓을 게임이나 영화나 음악에 돌립니다.
하지만 정말 근본적인 원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근본적인 원인은 남성적임, 마초성을 강요하는 사회입니다.
남자답지 않고 비리비리하다. 능력이 없다, 고 따돌림을 당하고 소외되던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것이
자신에게 사회가 말하는 남성성,
즉 강하고 위협적이고 다른 사람들의 복종과 우러러봄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총을 이용한 대량 학살인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페미니즘이 없습니다.
지금 정부 바뀌고 나서 페미니즘 쪽 상태가 말도 아니게 망가진 거 아십니까? 장애인 인권은 말할것도 없고요.
이주여성쪽으로만 모든 예산을 집중시키고 다른 쪽은 탄압하는 수준이라고 들었습니다.
여대출신들 싫어하고 여성학 전공자들 싫어하고, 여성부에조차 여성학 전공자가 일하는걸 정부가 싫어한다는 소리 듣고 정말 기가 찼습니다.
그리고 인터넷보면 진짜 한숨만 나오죠.
여대들에 대한 광적인 비난이 맹렬하게 쏟아져 나옵니다. 멀쩡히 공부해서 들어간 학생들을 여대라는 이유만으로 맹비난을 퍼붓습니다.
우리나라가 여대라도 안 흥했으면 교육 쪽도 망했을 수도 있는데 그런 걸 전혀 고려를 안하고 어리석게 욕을 할 뿐이죠.
여대생들만 해도 이런데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비난은 말할 것도 없죠.
나라가 점점 근대시대로 회귀해 가는 기분입니다.
90년대로 돌아갈까봐 무섭다는 얘기가 지금 여성계쪽에서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지금 공무원시험 가산점 제도 부활했죠?
이로서 여성들은 똑같은 점수를 받아도 9급공무원이 될 확률이 45%에서 20%로 급감했습니다.
군대가니까 그 정도는 당연하다고요?
설문조사 결과 '여성도 군대를 가야한다' 라는 답변에 남성보다 오히려 여성이 2~3배 정도 '그래야한다' 라고 답했습니다.
왜냐하면 군대를 감으로서 '군필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으니까요.
단지 국방부와 정부에서 여성까지 군대를 보내면 예산이 배로 드니까 안 보내는 것 뿐이죠.
툭하면 군대얘기하는 남성분들, 여성들도 가라고 하면 충분히 갑니다.
단지 윗선에서 돈 많이 들고 여권이 좋아지는 게 보기 싫어서 안 보내는 거라는 거, 제대로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여자의 목소리, 남자의 목소리 이전에 인권입니다.
어느 한 쪽의 인권이 지나치게 기울어지면 이는 곧 양쪽의 자멸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도가 좀 더 평등하게 바뀌고, 남성들만큼 여성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힘 있는 자들은 딱히 그러지않아도 자기들이 잘 먹고 잘 살아서 제도를 바꿀 생각이 없겠지만
저는 세대교체가 되는 그 시기를 노리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힘을 가지고 위로 올라갈 그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by | 2010/12/20 15:02 | 트랙백 | 덧글(2)



